풀악셀 신화
동굴 입구의 햇빛 속에 서서 바다 너머를 바라보는 소년의 뒷모습과 곁의 흰 염소

그리스 신화 · 제1부 티탄의 몰락

제4화

동굴의 아이

시점 · 제우스

처음 기억은 소리였다.

어둠 속에서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 쾅, 쾅, 쾅. 소리는 바위벽에 부딪혀 몇 번이고 되돌아왔고, 그래서 어디서 시작되는지 알 수 없었다. 아이는 그 소리 속에서 울었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추워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울 때마다 소리가 커졌다는 것은 기억했다. 그가 크게 울면 쇠도 크게 울었다. 그가 그치면 쇠도 그쳤다.

그다음 기억은 냄새였다.

따뜻하고 비릿한 냄새. 젖은 털과 마른 풀과 젖의 냄새. 무언가 커다란 것이 그의 곁에 몸을 눕혔고, 그는 본능처럼 그 배에 얼굴을 묻었다. 입 안으로 달고 진한 것이 흘러들었다. 그는 그것을 삼키며 잠이 들었다. 잠결에 그 커다란 것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 빠르고, 가볍고, 쉬지 않는 소리.

그것은 염소였다.

이름은 아말테이아. 털이 눈처럼 흰 암염소였다. 한쪽 귀 끝만 검었고, 굽은 두 뿔이 유난히 길고 단단했다. 아이가 걸음마를 뗄 무렵에는 그 염소가 세상에서 가장 큰 존재였다. 아이는 아말테이아의 다리 사이로 기어 다니며 자랐고, 그녀의 뿔을 붙잡고 일어섰다. 염소는 한 번도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가 넘어지면 코로 등을 밀어 일으켰다. 그가 동굴 입구로 기어가면 앞을 막아섰다.

동굴 입구는 언제나 밝았다. 아이는 그 빛이 궁금했다.

동굴은 깊었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갈수록 천장이 낮아졌고, 가장 안쪽에는 바위에서 물이 배어 나와 작은 웅덩이를 이루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밤새 이어졌다. 똑. 한참 뒤에, 다시 똑. 아이는 그 소리를 세다 잠들곤 했다. 벽 틈마다 벌들이 집을 지었다. 산의 벌들은 동굴 안까지 날아 들어와 아이의 머리 위를 맴돌았지만 한 번도 쏘지 않았다. 벌들이 지나간 바위에는 꿀이 흘러내려 굳었고, 아이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긁어 먹었다. 그가 처음 맛본 단맛은 젖이었고, 두 번째가 꿀이었다.

동굴에는 그 말고도 사는 이들이 있었다.

아드라스테이아는 산의 님프였다. 그녀는 아이에게 꿀을 찍어 먹였고, 말을 가르쳤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이가 처음 배운 말은 '쉿'이었다. 두 번째로 배운 말은 '안 돼'였다.

"밖에 나가면 안 돼."

"왜?"

"하늘이 보고 있으니까."

아이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동굴 천장의 갈라진 틈으로 가끔 하늘을 보았다. 파랗고, 넓고, 아무 표정도 없었다. 하늘이 무언가를 본다는 것이 이상했다.

아드라스테이아는 그에게 공을 하나 만들어 주었다. 금으로 된 고리를 엮어 만든 공이었다. 던지면 허공에서 빛줄기를 끌며 날았다. 아이는 그 공을 동굴 안에서만 던졌다. 공이 입구 쪽으로 굴러가면 아드라스테이아가 먼저 달려가 주워 왔다.

아드라스테이아에게는 이다라는 자매가 있었다. 이다는 말이 적었고 손이 빨랐다. 그녀는 아이가 잠든 사이 동굴 입구의 발자국을 지웠고, 쿠레테스가 피운 모닥불의 연기가 하늘로 곧게 오르지 않도록 젖은 풀을 덮었다. 아이는 나중에야 알았다. 이 동굴에서 하는 모든 일이, 결국 하나의 일이라는 것을. 숨기는 일.

그리고 쇠 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었다.

쿠레테스. 크레타 산골의 젊은 전사들이었다. 대지가 그들을 이 섬에 심어 두었다고 아드라스테이아는 말했다. 그들은 청동 방패와 창을 들고 동굴 입구에서 지냈다. 아이가 울면 그들은 춤을 추었다. 발을 구르고, 창으로 방패를 두드리고, 목청껏 함성을 질렀다. 아이의 울음이 그 소리에 묻혀 산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아이는 곧 알게 되었다. 자신이 울면 그들이 춤을 춘다는 것을.

그는 그것을 시험해 보았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울었다. 졸리지 않아도 울었다. 그럴 때마다 쿠레테스는 벌떡 일어나 방패를 두드렸다. 땀을 흘리고, 숨이 차서 헐떡이면서도. 아이는 그것이 재미있었다. 처음으로 자신이 무언가를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쿠레테스 중 가장 나이 든 이가 춤을 멈추고 아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방패는 수없이 두드려 가운데가 움푹 꺼져 있었다. 손바닥은 굳은살로 갈라져 있었다.

"우리가 왜 춤을 추는지 아십니까."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의 목소리가 바다를 건너면, 당신은 죽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늙은 전사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저 피곤해 보였다. "울고 싶을 때만 우십시오. 그때는 우리가 기꺼이 춤을 추겠습니다."

아이는 그날 이후 장난으로 울지 않았다.

대신 그는 쿠레테스의 춤을 따라 했다. 처음에는 발 구르는 박자만 흉내 냈다. 그다음에는 막대기를 창처럼 들고, 깨진 질그릇 조각을 방패처럼 들었다. 늙은 전사는 웃지 않고 그를 가르쳤다. 방패는 몸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눈을 가리는 것이다. 발은 먼저 움직이고, 손은 나중에 움직인다. 소리를 크게 내는 자는 겁을 먹은 자이고, 소리를 내지 않는 자가 더 무섭다.

"그런데 왜 당신들은 그렇게 큰 소리를 내요?" 아이가 물었다.

"우리는 겁을 먹었으니까요." 늙은 전사가 대답했다. "당신 아버지를."

아이는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겁을 먹고도 춤을 추는 자들. 그들이 두드리는 방패 소리가 이제는 다르게 들렸다.

아이는 빨리 자랐다.

신의 아이는 사람의 아이와 달랐다. 한 계절이 지나자 그는 아말테이아의 등에 올라탈 수 있었고, 두 계절이 지나자 염소를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어느 날 장난삼아 아말테이아의 뿔을 잡아당겼는데, 뿔 하나가 뚝 부러졌다.

염소가 울었다. 아이는 부러진 뿔을 든 채 얼어붙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힘이 무서웠다.

아드라스테이아가 달려왔다. 그녀는 부러진 뿔을 받아 들고 한참 들여다보더니, 이상한 얼굴로 아이를 보았다. 뿔 속이 비어 있었다. 그런데 그 빈 속에서 무언가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꿀이었다. 그다음에는 우유가, 그다음에는 작은 무화과 열매가 굴러 나왔다. 뿔은 비우면 다시 차올랐다.

"당신이 미안해했지요." 아드라스테이아가 말했다. "그 마음이 뿔에 들어간 거예요."

아이는 그 뿔을 아말테이아의 목에 걸어 주었다. 염소는 다시는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아이는 그날 하나를 배웠다. 힘은 부수는 데도 쓰이지만, 부순 것을 갚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동굴 안쪽의 땅은 늘 따뜻했다. 아이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우면 흙 속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꿈인 줄 알았다. 나중에야 그것이 할머니라는 것을 알았다.

가이아는 그에게 많은 것을 들려주었다. 세상이 처음 무게를 가졌던 날에 대해. 하늘이 낫에 베여 물러난 밤에 대해. 땅속 가장 깊은 곳, 타르타로스의 청동 문 너머에 갇힌 외눈의 대장장이들과 백 개의 팔을 가진 형제들에 대해.

그리고 오트리스산 꼭대기의 황금 왕좌에 대해.

"그 자리에 앉은 자가 네 아버지다." 할머니가 말했다. "너에게는 형과 누나가 다섯 있다. 지금 모두 그의 배 속에 있다. 살아서, 어둠 속에서."

아이는 오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물었다.

"그럼 나는 왜 여기 있어요."

"네 어머니가 너 대신 돌을 안겨 주었으니까."

아이는 그 말을 이해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자기 대신 돌이 있다. 그 돌은 지금 아버지의 배 속, 형과 누나들 곁에 있다. 아이는 밤마다 그 돌을 생각했다. 어둠 속에서 다섯 아이와 함께 웅크린, 자신과 똑같은 무게의 돌을.

어느 밤 그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타르타로스의 형제들은 언제 나오느냐고. 땅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흙이 아주 천천히, 숨을 쉬듯 오르내렸다.

"그 문은 내 손으로는 열 수 없다." 가이아가 말했다. "크로노스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그 문을 여는 것은 하늘 아래를 걷는 누군가의 손이어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아말테이아의 뿔을 부러뜨린 손. 그 손은 아직 작았다. 그러나 할머니가 왜 하필 그에게 그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어두운 동굴 안, 청동 방패를 든 전사들이 둥글게 춤추고 흰 염소 곁에서 한 아이가 불빛 속에 앉아 있는 장면

여름이 오기 전, 동굴 앞의 큰 나무에 요람이 매달렸다.

쿠레테스가 만든 것이었다. 버드나무 가지를 엮은 요람이 굵은 밧줄에 매달려 땅에서 한 길쯤 떠 있었다. 아이는 이제 요람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컸다. 그래도 낮이면 그 안에 들어가 누워 있어야 했다.

"땅 위도 아니고, 바다 위도 아니고, 하늘에 닿지도 않는 곳." 아드라스테이아가 밧줄을 고쳐 매며 말했다. "그곳에 있으면 네 아버지는 너를 찾을 수 없다. 그는 하늘과 땅과 바다만 내려다보니까."

아이는 요람 안에서 흔들리며 나뭇잎 사이로 하늘을 보았다. 동굴 천장의 틈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구름이 흘러갔다. 새 한 마리가 아주 높이 원을 그리며 날았다. 날개 끝이 햇빛에 금빛으로 빛났다. 독수리였다. 아이는 그 새가 부러웠다. 하늘을 보는 것이 금지된 자에게, 하늘을 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그 뒤로 독수리는 거의 매일 왔다. 언제나 같은 시각, 해가 가장 높이 뜰 때였다. 새는 요람 위를 세 번 돌고 나서야 날아갔다. 쿠레테스는 그 새를 쫓으려고 돌을 던졌지만, 아이가 말렸다. 그는 그 새가 자신을 찾으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새는 그를 지켜보러 온 것이었다.

그해 가을, 아이는 처음으로 금지를 어겼다.

달이 없는 밤이었다. 쿠레테스는 모닥불 곁에서 잠들어 있었다. 아말테이아만이 귀를 쫑긋 세우고 그를 보았다. 아이는 손가락을 입술에 댔다. 쉿. 그가 처음 배운 말이었다. 염소는 일어나 그를 따라왔다.

산꼭대기까지는 생각보다 멀었다. 바위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아이의 발바닥이 찢어졌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숨이 가빴다. 처음으로 동굴 바깥의 바람을 폐 가득 들이마셨다. 백리향과 소금과 먼 곳의 냄새가 났다.

정상에 올랐을 때 동쪽 하늘이 희끄무레해지고 있었다.

아이는 처음으로 세상을 보았다.

섬이 발아래 펼쳐져 있었다. 그 너머로 바다가, 끝이 보이지 않는 검푸른 바다가 있었다. 그리고 바다 건너 북쪽, 아주 멀리, 하늘과 맞닿은 곳에 무언가가 반짝였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는데도 빛나는 것. 산꼭대기에 놓인 아주 작은 금빛 점이었다.

아이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할머니가 수없이 이야기해 준 것.

오트리스의 황금 왕좌.

그 순간 아이는 그 빛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느꼈다. 등줄기를 타고 차가운 것이 내려갔다. 아버지가 저기 앉아 있었다. 다섯 아이와 돌 하나를 배 속에 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아이는 엎드리지 않았다. 숨지도 않았다.

그때 머리 위에서 날개 소리가 났다. 요람에서 보던 그 독수리였다. 새는 아이의 머리 위를 낮게 한 바퀴 돌더니, 그가 선 바위 바로 옆 돌출부에 내려앉았다. 날개를 접고,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보았다. 금빛 눈이었다. 아이는 손을 뻗지 않았다. 새도 날아가지 않았다. 둘은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을 보았다.

그는 그 금빛 점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발바닥의 상처가 욱신거렸다. 해가 떠올라 그 빛을 지울 때까지, 그는 한 번도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 다리가 떨렸다. 그러나 그것은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무언가 다른 것이 몸 안에서 차오르고 있었다. 아직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것. 아말테이아의 뿔이 부러지던 날 손바닥에 남았던, 그 무서운 힘과 닮은 것.

해가 완전히 떠올랐을 때, 바다 쪽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여자 하나가 섬의 해안에 올라서고 있었다.

멀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여자가 걷는 모습이 이상했다. 바닷물이 그녀의 발목에서 물러났고, 그녀가 디딘 모래에서 풀이 돋아났다. 그녀는 산을 올려다보며 걸었다. 망설임 없이, 마치 처음부터 그가 거기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쿠레테스가 먼저 그녀를 맞았다. 그들은 방패를 내려놓고 무릎을 꿇었다. 아드라스테이아가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갔다. 아이는 산을 내려가는 내내 그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동굴 앞에서, 그녀가 그를 보았다.

젖은 흙과 풀 냄새가 났다. 할머니의 땅에서 나는 것과 같은 냄새였다. 여자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아이 쪽으로 올라오다가 허공에서 멈췄다.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마치 만지면 사라질까 두려운 것처럼.

"이렇게 컸구나." 여자가 말했다.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아이의 발로 내려갔다. 산꼭대기에서 내려오는 길에 바위에 찢긴 발바닥에서 아직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레아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의 옷자락을 찢어 아이의 발을 감쌌다. 한 겹, 두 겹. 끝자락을 접어 넣었다. 아이는 그 손놀림을 내려다보았다. 무언가를 감싸는 데 아주 익숙한 손이었다.

아이는 그녀의 떨리는 손을 붙잡았다. 크고 따뜻한 손이었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실을 짜는 사람의 손이었다.

"어머니."

그 말은 처음 해 보는 것이었는데도 입에 익었다. 레아는 아들을 끌어안았다. 아이는 이미 어머니만큼 컸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오래 울었다. 아말테이아가 그 곁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그날 밤, 모닥불 앞에서 레아는 아들에게 오트리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할머니가 해 준 이야기와 같았지만, 달랐다. 할머니의 이야기에는 왕좌와 낫과 예언이 있었다. 어머니의 이야기에는 냄새가 있었다. 첫째 누나의 머리카락에서 나던 빵 냄새. 둘째 누나의 손바닥에서 나던 보리 냄새. 어머니가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를 때마다 모닥불이 조금씩 흔들렸다.

"그 아이들이 아직 살아 있어." 레아가 말했다. "밤에 아버지 가슴에 귀를 대면 들려. 두드리는 소리가."

"꺼낼 수 있어요?"

레아는 아들을 보았다. 모닥불 빛 속에서 아들의 눈은 번개가 치기 직전의 하늘 같은 색이었다. 그 눈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녀를 마주 보고 있었다.

"힘으로는 안 된다." 레아가 말했다. "네 아버지는 낫을 가졌고, 형제들을 가졌고, 하늘 아래 모든 산을 가졌어. 너는 혼자고."

"그럼 어떻게요."

레아는 대답하기 전에 모닥불에 나뭇가지 하나를 던져 넣었다. 불꽃이 튀어 올랐다가 사그라졌다.

"네 아버지를 이긴 건 힘이 아니었어. 나는 돌 하나로 그를 속였다. 그가 무게만 달고 포대기를 걷지 않았으니까." 그녀가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속을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돌보다 더 영리한 것이 필요해."

"그게 뭔데요."

레아는 남쪽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아니, 그 너머였다. 세상의 테두리, 끝없이 도는 거대한 강이 있는 곳.

"세상의 끝에 강의 집이 있다." 그녀가 말했다. "거기에, 아무 편도 들지 않는 집안의 딸이 하나 있어. 회색 눈을 가진 아이. 네 아버지가 그 아이를 처음 보았을 때, 그 아이는 한 번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고 하더라."

아이, 이제는 아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제우스는 모닥불 너머의 어둠을 보았다. 그 어둠 너머 어딘가에 끝없이 흐르는 강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강가에서, 회색 눈의 누군가가 저울처럼 세상의 무게를 달고 있을 것이었다.

— 제4화 끝 —

이야기 속 유물

이데산 동굴의 청동 북

제우스가 자랐다고 전해지는 크레타 이데산 동굴에서는 청동 봉헌물이 많이 나왔다. 이 둥근 청동 북 한가운데의 인물은 제우스로 여겨지고, 양옆에서 날개 달린 두 인물이 북을 치켜들고 있다. 아기의 울음을 덮으려고 방패와 북을 두드렸다는 쿠레테스다.

〈이데산 동굴의 청동 북〉, 작자 미상 (크레타 이데산 동굴 봉헌물), 기원전 8세기 말, 헤라클리온 고고학박물관 (그리스 크레타).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SA 4.0, 저작자: C messier
딕테 동굴 (프시흐로 동굴)

제우스가 태어나거나 자랐다고 전해지는 또 하나의 동굴이다. 크레타 동쪽 딕테산의 이 동굴은 미노아 시대부터 중요한 성소였다. 이데산과 딕테산 가운데 어느 쪽이 진짜 '제우스의 동굴'인지는 고대에도 의견이 갈렸다.

〈딕테 동굴 (프시흐로 동굴)〉, 현장 사진, 2010, 그리스 크레타 라시티 고원, 딕테산.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3.0, 저작자: Pathway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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