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악셀 신화
달빛 아래 두 산 사이 골짜기를 건너는 두 형제의 뒷모습, 한 사람은 앞서고 한 사람은 뒤따름

그리스 신화 · 제1부 티탄의 몰락

제8화

편을 고르는 자

시점 · 프로메테우스

모피는 반듯하게 개켰다.

네 귀퉁이를 맞추고, 가운데를 한 번 접고, 다시 한 번 접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언제나 그렇게 했다. 어머니 클리메네가 가르친 대로. 떠나는 자리는 머문 자리보다 깨끗해야 한다고. 그래야 남은 이들이 떠난 이를 미워하더라도, 적어도 탓할 것은 하나 줄어든다고.

그는 개킨 모피 위에 손바닥을 한 번 얹었다. 아직 체온이 남아 있었다.

곁에서 아버지가 코를 골았다. 이아페토스. 고집 센 아버지는 잠들 때도 주먹을 쥐었다. 그 너머에 형 아틀라스가 바위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형은 잠들어서도 산 같았다. 숙부 앞에 무릎을 꿇고 선봉을 청하던 형의 목소리가 아직 귀에 남아 있었다. 저는 아직 아무것도 베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형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그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었다. 그는 그 얼굴을 기억하려 애썼다. 굵은 눈썹, 바람에 튼 입술, 어린 시절 바위를 끌어안고 일어서다 생긴 턱의 흉터.

그리고 그는 일어섰다. 밤이 깊기 전에.

떠나기 전 그는 한 번 더 바위 마당을 둘러보았다. 왕좌는 비어 있었다. 숙부는 침실 쪽으로 사라진 뒤였다. 아주 어렸을 때, 혼례 잔치 한가운데서 그는 숙부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모두가 숙부님을 보고 있어요. 그런데 숙부님은 낫을 보고 있어요. 숙부는 크게 웃었다. 모두가 따라 웃었다. 그는 웃지 않았다. 그날 이후 숙부는 잔치 때마다 그가 어디 앉아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프로메테우스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늘 같은 자리에 앉았다. 숙부가 안심할 수 있도록.

오늘 밤, 그는 그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산을 내려가는 길에 그는 테미스의 집에 들렀다.

숙모의 집은 오트리스의 중턱, 바람이 가장 고요한 곳에 있었다. 문이 열려 있었다. 테미스는 등잔 하나를 켜 놓고 앉아 있었다. 그날 낮 회의에 보냈던 저울은 이미 돌아와 그녀 앞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접시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올 줄 알았다." 테미스가 말했다.

프로메테우스는 문간에 선 채로 고개를 숙였다. 어린 시절 형제들이 다툴 때마다 저울을 꺼내 오던 숙모였다. 그녀의 저울 앞에서 프로메테우스는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그는 늘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미리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늘 옳은 쪽에 서 있었다.

"숙모님은 왜 회의에 가지 않으셨습니까."

"갈 이유가 없었다." 테미스가 말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었으니까."

그녀는 빈 저울의 한쪽 접시를 손끝으로 눌렀다. 접시가 기울었다가 다시 수평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께서 오래전에 내게 말씀하셨다. 대지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먼저 느낀다고. 이 싸움은 힘으로 끝나지 않는다. 힘센 쪽이 아니라, 꾀를 쓰는 쪽이 이긴다." 테미스는 조카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그 말을 오트리스에 전했다. 형제들에게. 아무도 듣지 않았다. 히페리온은 웃었고, 크리오스는 별을 셌다. 막내는, 아니 왕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등을 돌렸다."

"그래서 빈 저울을 보내셨군요."

"달아 볼 것이 없었으니까." 그녀가 말했다. "그들은 무게를 달기 전에 이미 결정했다."

프로메테우스는 탁자로 다가가 저울을 들여다보았다. 놋쇠로 만든 접시 두 개. 오래 써서 가장자리가 닳아 있었다.

"저는 오늘 숙부님의 손을 봤습니다." 그가 말했다. "낫을 바위에 거는 손을. 그 손이 떨렸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저울이 기울었습니다."

테미스는 한참 동안 그를 보았다. 등잔불이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조카의 손을 잡았다. 차갑고 마른 손이었다.

"먼저 생각하는 자." 그녀가 말했다. "너는 이번에도 옳은 쪽에 서겠지. 그런데 옳은 쪽에 서는 것과, 그쪽에서 끝까지 버티는 것은 다른 일이다. 네가 오늘 고르는 그 편이, 언젠가 너를 바위에 묶을지도 모른다."

프로메테우스는 웃었다. 숙모의 손이 차가워서였는지, 그 말이 너무 정확해서였는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것도 미리 생각해 두겠습니다."

테미스는 웃지 않았다. 그녀는 조카의 손을 놓고, 빈 저울을 들어 그의 품에 안겨 주었다. 놋쇠가 차가웠다.

"가져가라. 저쪽에도 저울 하나쯤은 있어야지. 무게를 다는 자는 이미 있다니, 너는 이걸로 네 마음이나 달아 보거라."

프로메테우스는 저울을 받아 들었다. 생각보다 무거웠다. 그는 그것을 등에 묶고 문을 나섰다.

중턱을 벗어나 골짜기로 접어들 무렵,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크고 서툰 발소리였다. 돌을 걷어차고, 나뭇가지를 밟고, 넘어질 뻔하다 겨우 균형을 잡는 소리. 프로메테우스는 돌아보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았다. 이 산에서 그렇게 걷는 자는 하나뿐이었다.

"형!"

에피메테우스였다. 이아페토스의 셋째 아들. 나중에 생각하는 자. 동생은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형의 소매를 붙잡았다. 머리에 아직 잠자리의 풀이 붙어 있었다.

"어디 가? 왜 몰래 가? 나는? 나도 데려가."

"돌아가라."

"싫어." 에피메테우스는 소매를 놓지 않았다. "형이 어디 가는지 몰라도 갈 거야. 형은 늘 맞는 쪽으로 가잖아."

프로메테우스는 동생을 내려다보았다. 넓고 순한 얼굴. 무엇이든 받아 주는 손. 이 아이는 늘 그랬다. 먼저 하고, 나중에 생각했다. 낯선 열매를 먼저 깨물고, 배탈이 난 뒤에야 그게 무슨 열매였는지 물었다. 형이 하지 말라는 것을 하고, 형이 하라는 것은 잊었다. 그런데도 형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따라왔다.

"어디로 가는지 알기나 해?"

"아니."

"맞은편 산이다. 숙부님의 아들에게로." 프로메테우스가 말했다. "아버지와 형을 상대로 싸우는 편으로."

에피메테우스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는 오트리스 쪽을 돌아보았다. 산꼭대기의 횃불이 아직 타고 있었다. 그 불빛 아래 아버지와 큰형이 잠들어 있었다.

동생은 오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나중이 아니라 지금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형은 왜 그쪽이야?" 마침내 그가 물었다.

프로메테우스는 대답하기 전에 길가의 흙을 한 줌 쥐었다. 골짜기의 흙은 축축하고 부드러웠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손가락 사이에서 주물렀다. 어린 시절부터의 버릇이었다. 생각할 때면 손이 무언가를 빚었다.

"숙부님은 무서워서 가둔다." 그가 말했다. "아버지를 무서워해서 낫을 들었고, 형제들을 무서워해서 땅 밑에 가뒀고, 자식들을 무서워해서 삼켰다. 무서워서 가두는 자는 끝이 없어. 가둘 것이 계속 생기니까. 그 끝에 무엇이 남겠어. 빈 산꼭대기와 차가운 왕좌."

흙이 그의 손에서 작은 형상이 되어 가고 있었다. 머리, 어깨, 팔. 그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맞은편 산의 막내는?"

"모르겠어." 프로메테우스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서 가 보려는 거야. 그가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무엇을 가두는지. 아니면 가두지 않는지."

에피메테우스는 형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흙으로 빚어진 작은 형상이 거기 있었다. 서 있는 무언가. 신도 아니고 티탄도 아닌, 그보다 훨씬 작고 약해 보이는 무언가.

형제는 골짜기 바닥으로 내려갔다. 두 산 사이의 땅은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았다. 풀은 서리에 눌려 누워 있었고, 개울은 가장자리부터 얼어 있었다. 밤새 누군가 지나간 발자국이 얼음 위에 찍혀 있었다. 크고 무거운 발자국. 오트리스 쪽에서 내려와 다시 오트리스 쪽으로 돌아간 자국이었다. 정찰이었다. 프로메테우스는 그 보폭을 보고 누구인지 알았다. 형이었다. 아틀라스는 벌써 이 골짜기의 너비를 재고 있었다.

에피메테우스가 얼음 위에서 미끄러졌다. 프로메테우스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동생은 무겁고 따뜻했다. "형." 에피메테우스가 형의 팔에 매달린 채 말했다. "우리 이제 큰형이랑 싸워?" 프로메테우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동생을 일으켜 세우고, 형의 발자국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며 개울을 건넜다.

"그게 뭐야?"

프로메테우스는 그제야 자기 손을 보았다. 그는 잠시 그것을 들여다보다가, 흙을 손바닥으로 뭉개 길가에 털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어둠 속 산꼭대기 진영, 횃불 아래 경계하는 신들 앞으로 걸어 나오는 젊은 티탄과 그 뒤에 선 덩치 큰 동생

맞은편 산의 꼭대기는 구름 속에 있었다.

형제가 그곳에 닿은 것은 동이 트기 직전이었다. 구름을 빠져나오자마자 창끝이 그들을 맞았다. 셋, 넷, 다섯. 프로메테우스는 걸음을 멈추고 두 손을 들었다. 에피메테우스가 형의 등 뒤에 숨었다. 숨기에는 너무 컸다.

"티탄이다."

창을 든 자 가운데 하나가 말했다. 젖은 머리칼, 바닷빛 눈. 포세이돈이었다. 그의 창끝이 프로메테우스의 목에서 손가락 한 마디 떨어진 곳에 멈춰 있었다. 손이 떨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손은 아직 제 힘의 크기를 모르는 자의 손이었다. 실수로 찌르고도 나중에 놀랄 사람의 손.

"이아페토스의 아들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말했다. "프로메테우스. 이쪽은 동생 에피메테우스."

"아틀라스의 동생이로군."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여자의 목소리. 하얀 팔의 헤라가 창 든 자들 뒤에 서 있었다. 그녀는 형제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무게를 다는 것이 아니라, 쓸모를 재는 눈이었다. "형은 오트리스의 선봉이 되었다던데. 동생들은 첩자로 왔나."

"첩자라면 이렇게 시끄럽게 오지 않았겠지요." 프로메테우스가 고개로 등 뒤를 가리켰다. 에피메테우스가 얼굴을 붉혔다.

누군가 웃었다. 진영의 안쪽에서. 창끝들이 갈라지며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번개가 치기 직전의 하늘 같은 눈.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 앞에 섰다. 둘 사이에 포세이돈의 창이 아직 걸쳐 있었다. 제우스가 손가락으로 그 창끝을 살짝 밀어 내렸다. 포세이돈이 불만스럽게 콧김을 내뿜었지만 창을 거두었다.

"잔치에서 봤지." 제우스가 말했다.

"네. 왕의 발을 세던 술 시중꾼."

"그때 너는 나를 알아봤어." 제우스가 말했다. 질문이 아니었다. "그런데 말하지 않았지. 숙부에게 한마디만 했으면 나는 그 자리에서 죽었을 거야. 왜 말하지 않았지?"

진영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프로메테우스를 보았다. 헤라도, 포세이돈도, 바위 그늘의 하데스도. 그리고 진영 구석에서, 회색 옷의 여자가.

프로메테우스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오는 내내 생각했다. 그럴듯한 답을 여러 개 준비했다. 숙부를 미워했다고. 정의가 이쪽에 있다고. 어머니 대지의 예언이 이쪽을 가리킨다고. 모두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답을 했다.

"당신이 무엇을 할지 보고 싶었습니다."

제우스의 눈썹이 조금 올라갔다.

"숙부님이 하는 일은 다 봤습니다. 오래, 자세히. 그다음에 무엇이 올지도 다 압니다. 더 가두고, 더 무서워하고, 더 차가워지겠지요." 프로메테우스가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몰랐습니다. 돌이었다가 사람이 되어 걸어 나온 자. 저는 당신이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 몰랐어요. 제가 모르는 것은 그것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알아?"

"아니요." 프로메테우스가 웃었다. "그래서 여기 왔습니다."

제우스는 오래 그를 보았다. 프로메테우스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 청년을 관찰했다. 서 있는 자세, 숨 쉬는 속도, 무게를 어느 발에 싣는지. 크로노스와 닮은 곳이 있었다. 턱의 각도, 무언가를 결정할 때 아주 잠깐 굳는 입가. 그리고 닮지 않은 곳이 있었다. 이 청년의 손은 떨리지 않았다.

아직은.

"좋아." 제우스가 말했다. "그럼 보여 줄게. 대신 너도 보여 줘. 네가 아는 것 전부."

진영 안으로 들어서는 그를 회색 눈의 여자가 막아섰다. 메티스였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손을 잡아 손바닥이 위로 오게 뒤집었다. 손금 사이에 골짜기의 흙이 아직 끼어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무겁네." 그녀가 말했다.

"무엇이요?"

"네가 두고 온 것." 메티스가 눈을 떴다. "너는 미리 보고, 나는 무게를 달아. 그러니 서로 속일 수는 없겠지." 그녀는 그의 손을 놓았다. "환영해, 먼저 생각하는 자. 이쪽은 생각할 것이 많아."

그날 아침 프로메테우스는 올림포스의 신들 앞에서 오트리스의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티탄들의 수. 누가 어느 쪽 비탈을 맡는지. 히페리온의 빛이 왜 예전만 못한지. 크리오스가 별의 길을 읽어 적의 움직임을 내다본다는 것. 형 아틀라스가 선봉을 맡았다는 것. 그 이야기를 할 때 그는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게 애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가지를 말했다.

"오트리스에는 대장장이가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창끝이 무뎌지면 다시 벼릴 자가 없어요. 세상에서 가장 먼저 무언가를 두드리고 녹인 자들은 지금 타르타로스에 있습니다. 외눈의 형제들. 그리고 백 개의 팔을 가진 형제들도."

진영이 술렁였다.

"숙부님은 그 문을 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살아 있는 한." 프로메테우스가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을 할 때 그의 손이 떨렸습니다. 그는 그 문 너머의 형제들을 무서워하고 있어요. 하늘이 그랬던 것처럼."

제우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이 바뀌었다. 무언가를 보고 있는 눈이었다. 아주 먼 곳, 땅 밑 가장 깊은 곳을.

프로메테우스는 그 눈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방금 무엇을 건넸는지 알았다. 이 청년은 그 문을 열 것이었다. 숙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숙부를 향해 풀어 놓을 것이었다.

그것이 옳은 일인지 그는 아직 몰랐다. 다만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알았다.

해가 중천에 올랐을 때, 프로메테우스는 진영 끝 바위에 혼자 앉아 있었다.

맞은편에 오트리스가 보였다. 낮에 보니 생각보다 가까웠다. 골짜기 하나 너머. 산꼭대기의 바위 마당까지 보일 것 같았다. 지금쯤 아버지는 깨어났을 것이었다. 개켜진 모피를 보았을 것이었다. 그리고 셋째 아들의 자리도 비어 있다는 것을.

에피메테우스가 다가와 형 곁에 앉았다. 동생의 손에 무언가 들려 있었다. 흙으로 빚은, 서툰 형상 하나. 길가에서 형이 뭉개 버렸던 것을 흉내 낸 것이었다. 머리가 너무 컸고,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

"이거 형이 만들던 거 맞지?" 에피메테우스가 물었다. "다시 만들어 봐. 형이 만든 게 더 나았어."

프로메테우스는 동생의 손에서 그 형상을 받아 들었다. 무게가 거의 없었다. 바람이 불면 부서질 것 같았다. 그는 떨어진 팔을 주워 다시 붙였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 이음새를 매만졌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 몰랐다. 다만 그것을 손에 쥐고 있으면, 골짜기 건너의 산꼭대기를 바라보는 일이 조금 덜 무거웠다.

골짜기 건너편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오트리스의 바위 마당 끝, 이쪽을 향한 비탈. 거기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서 있었다. 너무 멀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어깨는 알아볼 수 있었다. 산 같은 어깨.

형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흙 형상을 쥔 손을 내리지 않았다. 형도 움직이지 않았다.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아페토스의 두 아들은 해가 기울 때까지 서로를 마주 보았다.

— 제8화 끝 —

이야기 속 유물

람누스의 테미스

아테네 북동쪽 람누스의 성소에서 발견된 대리석 상이다. 질서와 법도의 여신 테미스는 흔히 저울을 든 모습으로 떠올려지지만, 이 상의 오른팔은 사라지고 없다. 아이스킬로스는 테미스가 티탄 전쟁의 결말을 미리 알고 그것을 프로메테우스에게 일러 주었다고 썼다.

〈람누스의 테미스〉, 카이레스트라토스 (조각가), 기원전 300년경,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 위키미디어 커먼즈, CC0

#프로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 #테미스 #제우스 #올림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