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악셀 신화
세상 서쪽 끝 바위 위에서 두 어깨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받치고 선 거인의 뒷모습

그리스 신화 · 제1부 티탄의 몰락

제13화

하늘을 짊어진 자

시점 · 아틀라스

바위는 밤새 무거워지지 않았다.

아틀라스는 그것이 이상했다. 해 질 녘 그의 어깨에 처음 떨어졌을 때, 바위는 산 하나만큼 무거웠다. 그는 무릎을 꿇었다. 쓰러지지 않으려고 모든 힘을 썼다. 그런데 밤이 깊어 갈수록 바위는 무거워지지 않았다. 가벼워지지도 않았다. 그저 거기 있었다. 그의 어깨 위에. 그의 일부처럼.

별이 떴다. 그는 고개를 들 수 없어서 별을 보지 못했다. 대신 발밑의 물웅덩이에 비친 별을 보았다. 포세이돈이 터뜨린 바다가 빠져나가며 남긴 웅덩이. 그 안에서 별들이 흔들렸다.

등 뒤에서 누군가 밤새 앉아 있었다. 그는 돌아보지 않아도 알았다. 동생들이었다. 둘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셋째는 처음에는 울다가, 나중에는 잠들었다. 코 고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와 똑같은 소리였다.

아버지는 바위 언덕 어딘가에 묻혀 있었다. 아틀라스는 그것을 알았다. 그날 오후 이아페토스가 동쪽 비탈에서 바위에 깔리는 것을 보았다.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주먹을 쥐고 있었다.

그는 그 주먹을 생각하며 밤을 지새웠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그를 번쩍 들어 올려 형제들에게 자랑했다. 걸음마도 떼기 전에 바위를 끌어안고 일어선 아이라고. 아틀라스는 그날을 기억하지 못했다. 너무 어렸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 이야기를 수없이 했기 때문에, 기억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의 손바닥은 거칠고 뜨거웠다. 그 손이 그를 하늘 가까이 들어 올렸다. 그때 그는 처음으로 위를 보았을 것이다.

열 해 전, 숙부 앞에 무릎을 꿇었던 일도 떠올랐다. 저에게 앞을 맡겨 주십시오. 그때 숙부는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단단했고 뜨거웠다고, 숙부의 손이 잠시 머뭇거렸다. 아틀라스는 그 머뭇거림의 뜻을 몰랐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았다.

새벽이 왔을 때, 올림포스의 신들이 오트리스를 올랐다.

아틀라스는 그것을 웅덩이에 비친 그림자로 보았다. 막내가 앞장섰다. 그 뒤로 형제들, 레아, 회색 눈의 여자. 그리고 맨 뒤에서, 백 개의 팔을 가진 브리아레오스가 산을 한 걸음에 세 개씩 넘으며 따라갔다.

"형." 프로메테우스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같이 가자. 숙부님이 있는 곳으로."

"못 일어나."

"알아." 동생이 말했다. "그러니까 같이 가자는 거야."

프로메테우스가 브리아레오스를 불렀다. 거인이 돌아와 백 개의 팔 가운데 둘을 뻗었다. 아틀라스의 어깨 위의 바위를 들어 올렸다. 아주 조심스럽게. 바위가 떠나는 순간, 아틀라스는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다. 무게가 사라지자 몸이 어디에 균형을 둬야 할지 몰랐다. 에피메테우스가 잠에서 깨어 형의 팔을 붙잡았다.

그는 일어섰다. 무릎이 떨렸다. 처음이었다.

오트리스로 오르는 길은 길이 아니었다. 바위였다. 어제 삼백 개씩 쏟아진 바위들이 비탈 전체를 덮고 있었다. 그 틈새마다 부러진 창과 깨진 방패가 끼어 있었다. 히페리온이 쓰던 금빛 투구 하나가 바위 사이에 처박혀 있었다. 빛은 다 빠져나가 그저 누런 쇠붙이였다. 아틀라스는 그것을 주워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에피메테우스가 그의 팔을 부축했다. 동생은 키가 그의 가슴께밖에 오지 않았다. 그래도 놓지 않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앞서 걸으며 형이 디딜 바위를 골랐다. 이쪽은 흔들려. 이쪽으로. 형은 동생이 고른 바위만 밟았다. 10년 동안 그는 늘 맨 앞에서 길을 냈다. 오늘은 처음으로 누군가의 뒤를 따랐다.

오트리스의 꼭대기는 생각보다 작았다.

10년 동안 그는 이곳을 매일 오르내렸다. 그때는 넓었다. 형제들이 둘러앉아 회의를 할 만큼, 잔치를 열 만큼. 지금은 아니었다. 바위 마당 절반이 무너져 골짜기로 쏟아져 내려 있었다. 남은 자리에 황금 왕좌가 있었다. 금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그 아래의 바위가 드러나 있었다. 차갑고 회색인 바위.

크로노스는 거기 앉아 있었다.

등을 기대고. 무릎 위에 흙빛과 풀빛 실로 짠 천을 덮고. 낫은 왕좌 옆 바위에 걸려 있지 않았다. 그의 무릎 위, 천 위에 놓여 있었다. 그의 손이 그 자루에 얹혀 있었다. 쥐지 않고, 그저 얹고만.

올림포스의 신들이 바위 마당에 들어섰다. 아무도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 브리아레오스조차 마당 끝에서 멈췄다. 쉰 개의 머리가 모두 왕좌를 향해 있었다. 그 눈들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아틀라스는 알 수 없었다. 분노인지, 두려움인지. 아니면 그 둘이 너무 오래 섞여 다른 무엇이 되어 버린 것인지.

크로노스가 고개를 들었다.

그는 막내를 보지 않았다. 레아를 보았다. 아주 오래. 레아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시선이 남편의 무릎 위로, 그 천 위로 내려갔다. 자신이 짜다 만 천. 그녀의 얼굴에서 무언가가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다음 크로노스의 시선이 아이들에게로 옮겨 갔다. 하나씩.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그는 그들의 얼굴을 처음 보았다. 받아 들고, 등을 돌리고, 삼켰던 아이들. 그 얼굴들을 이제야.

그의 시선이 헤라에게서 오래 머물렀다. 헤라는 턱을 들고 아버지를 마주 보았다. 단검을 쥔 손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너는." 크로노스가 말했다.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비탈에서 창을 던졌지. 일곱째 해에."

헤라의 얼굴이 굳었다.

"닿지 않았어." 크로노스가 말했다. "그때는 몰랐다. 너인 줄."

헤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틀라스는 보았다. 그녀의 손에서 단검이 아주 조금 내려가는 것을.

크로노스의 시선이 다시 레아에게로 돌아갔다. 그의 손이 무릎 위의 천을 쓸었다. 끊어진 날실이 손가락에 걸렸다.

"이걸 끝내지 못했더군." 그가 말했다.

"끝낼 생각이 없었어요." 레아가 말했다. 목소리가 낮았다. "무엇을 감쌀지 몰랐으니까."

크로노스는 그 대답을 오래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그러고는 천을 무릎에서 걷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끌어당겼다. 아틀라스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숙부의 손이 그 천 위에서 처음으로 떨리지 않는다는 것만은 알았다.

폐허가 된 산꼭대기, 금이 벗겨진 왕좌에 흙빛 천을 무릎에 덮고 앉은 늙은 왕과 그 앞에 선 젊은 신, 왕의 무릎 위에 놓인 낫

막내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 번개를 손에 쥐고 있지 않았다. 빈손이었다. 그는 왕좌 앞까지 걸어가서 멈췄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낫 하나의 거리가 남아 있었다.

"내려오세요." 제우스가 말했다.

크로노스는 웃었다. 아주 짧게.

"내 아버지도 그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냥 베었으니까." 그의 손가락이 낫자루 위에서 움직였다. "너는 왜 베지 않지."

"베면 끝나지 않으니까요." 제우스가 말했다.

오래된 이야기였다. 아틀라스도 들은 적이 있었다. 하늘을 벤 밤, 맏이 오케아노스가 했다는 말. 하늘을 벤 자는 언젠가 베일 것이고, 그 자를 벤 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크로노스는 아들을 오래 보았다. 그러고는 낫을 들었다.

바위 마당의 모두가 숨을 멈췄다. 포세이돈의 창이 들렸다. 하데스가 투구를 쥔 손을 올렸다. 브리아레오스의 백 개의 팔이 일제히 움찔했다.

크로노스는 낫을 휘두르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앞으로 내밀었다. 날이 아니라 자루를. 아들을 향해.

오래전 이 산 아래 어딘가에서, 대지가 막내에게 그렇게 낫을 내밀었다고 했다. 그 막내가 지금 같은 방식으로, 자기 막내에게.

제우스는 그것을 받지 않았다.

크로노스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낫이 떨렸다. 아니, 손이 떨렸다. 바위 마당의 모두가 그것을 보았다. 10년 동안 그 손의 떨림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이제 모두가 보았다.

"그건 아버지 거예요." 제우스가 말했다. "아버지가 들고 내려가세요."

벌은 그날 해가 지기 전에 내려졌다.

바위 언덕 아래의 티탄들은 하나씩 끌려 나왔다. 히페리온, 코이오스, 크리오스, 이아페토스. 백 개의 팔이 그들을 바위 밑에서 꺼냈다. 아무도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할 힘이 없었다. 하데스가 앞장서서 그들을 대지의 틈으로 이끌었다. 타르타로스로.

히페리온은 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해가 막 중천을 지나고 있었다. 그의 아들이 끌어올린 해였다. 아들은 이 전쟁에 나서지 않았다. 늘 하던 대로 동쪽에서 해를 끌어올리고 서쪽으로 내렸다. 히페리온은 그 빛을 오래 보았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틈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몸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희미한 빛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누이들은 내려가지 않았다. 테미스는 처음부터 싸우지 않았다. 므네모시네는 바위 마당 끝에 앉아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누이였다. 아틀라스는 그녀의 눈이 하나하나를 새기는 것을 보았다. 누가 먼저 내려갔는지. 누가 뒤를 돌아보았는지. 누가 돌아보지 않았는지.

그 문 앞에는 이제 새 문이 서 있었다. 외눈의 대장장이들이 밤새 벼린 문이었다. 포세이돈이 삼지창으로 그 문틀을 대지에 박았다. 그리고 문 앞을 지킬 자들이 정해졌다.

브리아레오스와 코토스와 기게스. 그들이 스스로 나섰다.

아틀라스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들은 그 아래에서 얼마나 오래 갇혀 있었던가. 그런데 다시 내려가겠다니. 이번에는 문 바깥에서.

"우리는 그곳을 안다." 브리아레오스의 쉰 개의 입 가운데 하나가 말했다. 다른 입이 덧붙였다. "그리고 문 안쪽에 있는 게 어떤 건지도 알지."

크로노스는 마지막으로 내려갔다. 그는 아무에게도 끌려가지 않았다. 스스로 걸었다. 낫을 손에 든 채. 레아의 천을 어깨에 두르고. 대지의 틈 앞에서 그는 잠시 멈추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버지가 물러난 그 하늘을.

그리고 틈 안으로 사라졌다.

레아가 무릎을 꿇었다.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헤스티아만이 어머니 곁에 가서 앉았다. 맏딸은 아무 말 없이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처음 빛 속으로 나왔던 날처럼.

틈 안으로 들어가기 전, 크로노스는 아틀라스 앞을 지나갔다. 아주 잠깐 걸음이 느려졌다. 숙부는 조카를 보지 않았다. 다만 지나가며 아주 낮게 말했다.

"무서운 것이 없다고 했지."

아틀라스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제는 있겠구나." 크로노스가 말했다. 그것은 비웃음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건네는 목소리였다. "그게 있어야 오래 버틴다."

아틀라스의 차례는 맨 마지막이었다.

그는 바위 마당 한가운데 서 있었다. 동생들이 그 곁에 있었다. 막내 신이 그 앞에 섰다. 회색 눈의 여자가 막내의 곁에 있었다.

"너는 저 아래로 가지 않는다." 제우스가 말했다.

아틀라스는 기다렸다.

"어제 너는 무너지는 것을 어깨로 받았다." 막내가 말했다. "삼백 개의 바위를. 쓰러지지 않고. 내려놓지도 않고."

"내려놓을 수 없었어."

"아니." 제우스가 고개를 저었다. "내려놓지 않았지. 나는 봤어. 브리아레오스가 들어 올리기 전까지, 너는 한 번도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어."

아틀라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는 왜 그랬는지 알지 못했다.

메티스가 말했다. "하늘은 아직 불안해."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크로노스가 아버지를 벤 뒤로, 하늘은 물러났지만 떠나지는 않았어. 늘 대지 위로 내려앉고 싶어 해. 그날 밤처럼. 이번 전쟁에서 번개가 하늘을 수없이 찢었어. 이제 하늘은 더 낮게 내려오려 할 거야. 누군가 그것을 받쳐야 해."

프로메테우스가 앞으로 나섰다. "다른 방법이—"

"없어." 메티스가 말했다.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너도 알잖아. 미리 생각하는 자."

프로메테우스는 입을 다물었다. 아틀라스는 동생의 얼굴을 보았다. 동생은 정말로 알고 있었다. 아마 어젯밤부터. 어쩌면 형이 처음 바위를 어깨로 받던 그 순간부터.

"세상의 서쪽 끝." 제우스가 말했다. "해가 지는 곳. 오케아노스의 강이 가장 멀리 도는 그곳에서, 하늘을 받쳐라. 영원히."

아틀라스는 그 말의 무게를 손바닥에 올려놓듯 들었다. 영원히.

그는 동생들을 돌아보았다. 에피메테우스는 또 울고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울지 않았다. 대신 형의 턱에 난 흉터를 다시 한번 만졌다. 어린 시절 바위를 끌어안고 일어서다 생긴 흉터.

"형은 그때도 바위를 놓지 않았지." 프로메테우스가 말했다. "넘어지면서도."

아틀라스는 웃었다. 처음으로, 아주 오랜만에.

에피메테우스가 형의 손에 무언가를 쥐여 주었다. 흙으로 빚은 작은 형상이었다. 머리가 너무 크고 한쪽 팔이 떨어졌다가 다시 붙은 자국이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골짜기에서 빚었다가 뭉갰던 것을, 동생이 흉내 내고, 형이 다시 고쳐 준 것.

"가져가." 에피메테우스가 말했다. "심심할 테니까."

아틀라스는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바닥 안에서 그것은 모래알만 했다. 그는 그것을 허리띠 안쪽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부서지지 않도록.

세상의 서쪽 끝은 조용했다.

그곳까지 가는 데 아흐레가 걸렸다. 아무도 그를 끌고 가지 않았다. 그는 혼자 걸었다. 들판을 지나고, 강을 건너고, 산맥을 넘었다. 길에서 만난 짐승들이 그를 피해 달아났다. 처음 사흘 동안 그는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나흘째부터 그만두었다. 엿새째 밤, 그는 하늘이 조금씩 낮아지는 것을 느꼈다. 별이 커 보였다. 아흐레째 아침, 땅이 끝났다.

오케아노스의 강이 발밑을 돌았다. 맏숙부의 몸이었다. 물빛은 회색이었다. 비 오기 직전처럼. 강은 그를 보고도 아무 말이 없었다. 다만 그 흐름이 아주 조금 느려졌다. 아틀라스는 그것을 인사로 받아들였다.

하늘이 낮았다. 정말로 낮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았다. 별들이 가까이서 떨고 있었다. 하늘은 피곤해 보였다. 오래 물러나 있느라. 대지 위로 내려앉고 싶은 것을 참느라.

아틀라스는 무릎을 꿇었다. 두 손을 위로 뻗었다. 손바닥이 하늘에 닿았다.

차가웠다. 그리고 무거웠다. 바위 삼백 개보다, 산 하나보다, 그가 들어 본 어떤 것보다도. 그것은 무게가 아니라 세상 전체였다. 그는 그것을 손바닥으로, 팔로, 그리고 마침내 어깨로 받았다.

무릎이 땅에 박혔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허리띠 안쪽에서 무언가가 바스러지는 소리가 날까 봐 그는 몸을 조금 비틀었다. 흙 인형이 무사한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손이 비어 있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일어섰다.

천천히. 한 뼘씩. 하늘이 그의 어깨 위에서 조금씩 올라갔다. 별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하늘과 대지 사이에 다시 틈이 생겼다. 크로노스가 처음 낫으로 열었던 그 틈. 훗날의 존재들이 그냥 '세상'이라고 부르게 될 그 아득한 거리를, 이제 한 거인이 어깨로 지탱하고 있었다.

아틀라스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대신 앞을 보았다. 동쪽을. 세상 전체가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들판과 산과 바다. 그리고 아득히 먼 동쪽 끝, 해가 뜨는 곳 어딘가에 높은 산맥이 있었다. 그는 그 산맥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다만 그곳에서 아주 작은 무언가가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바위였는지, 얼음이었는지.

아니면, 먼저 생각하는 자의 눈이었는지.

— 제13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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